독일 엘방겐 쇠넨베르크 성당(Schönenberg Church)|17세기 바로크 순례성당
독일 엘방겐(Ellwangen)에는 시내에서 조금만 시선을 올려도 언덕 위에 눈에 들어오는 교회가 하나 있습니다.
Schönenbergkirche. 정식으로는 Pfarr- und Wallfahrtskirche Schönenberg,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된 가톨릭 순례교회입니다.
멀리서 봤을 때도 규모가 꽤 커 보였는데, 직접 올라가 보니 단순히 오래된 성당 하나를 보는 느낌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교회까지 이어지는 길, 길을 따라 놓인 작은 경당들, 언덕 위의 건물, 그리고 안으로 들어갔을 때 만나는 바로크 장식까지 모두 하나의 순례 공간처럼 이어져 있었습니다.
언덕 위 교회로 올라가는 길
15개의 작은 경당이 이어집니다
제가 올라가면서 가장 먼저 궁금했던 건 길 양쪽에 일정한 간격으로 놓인 작은 예배당들이었습니다.
정확히는 15개의 로사리오 경당(Rosenkranzkapellen)입니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십자가의 길 경당으로 생각했는데, 이곳은 15개의 전통적인 로사리오 신비를 표현한 순례 경당입니다. 1733~1734년에 조성됐고, 길을 따라 기쁨의 신비·고통의 신비·영광의 신비가 이어집니다.
여기에 로레토 경당과 성 요셉 경당도 함께 있어, 아래에서부터 천천히 걸어 올라가는 것 자체가 하나의 순례길이 됩니다.
차로 교회 바로 앞까지 갈 수도 있지만 시간이 된다면 아래쪽에서 걸어 올라가 보는 편이 이 장소를 이해하기에는 훨씬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순례는 1638년에 시작됐습니다
1638년
30년 전쟁으로 지역 전체가 힘들던 시기, 두 명의 예수회 신부가 엘방겐 위 언덕에 전나무로 소박한 십자가를 세웠습니다. 나무의 홈에는 작은 점토 성모상을 모셨습니다. 이것이 Schönenberg 순례 전통의 시작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1639년
그 십자가 위에 작은 로레토 경당이 세워졌고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1680~1695년
예수회 신부 필리프 예닝엔(Philipp Jeningen)이 1680년부터 이 순례지를 맡았습니다. 1681년 엘방겐이 큰 화재 위기에서 벗어난 뒤 감사의 뜻으로 대규모 순례교회 건립이 추진됐고, 1682년 공사가 시작돼 1695년 첫 교회가 완성됐습니다.
1709년 이후
벼락으로 인한 큰 화재가 본당을 파괴했습니다. 다행히 성모상이 있던 은총경당(Gnadenkapelle)은 살아남았고 곧 재건이 시작됐습니다. 오늘날 보이는 교회는 이 재건 과정을 거쳐 완성된 모습이며 1729년에 다시 축성됐습니다.
이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이 필리프 예닝엔 신부(1642~1704)입니다. 그는 전쟁 이후 농촌 지역을 돌며 활동했던 예수회 사제로 엘방겐과 이 순례지의 역사에 깊이 남아 있습니다.
수백 년 동안 지역에서 존경받아 온 그는 2022년 7월 16일 엘방겐에서 시복됐습니다.
바로크 양식이 무엇인지
안에 들어가면 바로 느껴집니다
교회는 오스트리아 포어아를베르크(Vorarlberg) 지역에서 발전한 이른바 Vorarlberger Münsterschema를 따르는 바로크 교회입니다.
쉽게 말하면 벽기둥 사이에 측면 공간을 만들고, 그 위로 회랑 형태의 2층 엠포레(Empore)가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Schönenbergkirche는 이 형식이 완성도 높게 구현된 초기의 중요한 사례로 평가됩니다.
제가 방문한 날에는 1층 본당 쪽 접근이 일부 제한돼 있었지만, 계단으로 올라간 2층 회랑은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이곳에서 내려다보니 성당 전체의 구조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하얀 벽과 정교한 스투코 장식, 짙은 색의 제단, 천장 프레스코가 한 공간 안에서 이어지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내부 장식에는 당시 여러 예술가가 참여했습니다. 공식 기록에는 멜히오르 슈타이들(Melchior Steidl)의 프레스코, 멜히오르 파울루스(Melchior Paulus)의 스투코 장식, 카스파르 부흐뮐러(Kaspar Buchmüller)의 제단이 주요 작품으로 소개됩니다.
사진으로 보면 화려하다는 말로 끝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장식의 밀도가 상당합니다. 천장을 한 번 보기 시작하면 걸음을 쉽게 옮기기가 어렵습니다.
이곳의 시작을 지금도 볼 수 있는
은총경당 Gnadenkapelle
Schönenbergkirche가 단순한 바로크 건축물이 아니라 지금도 순례교회인 이유는 은총경당(Gnadenkapelle)에 있습니다.
이곳의 화려한 성물함에는 순례의 시작이 됐던 작은 성모상이 모셔져 있고, 제단 뒤쪽에는 1638년 순례의 출발점이 된 원래의 목제 십자가도 보존돼 있습니다.
300년이 넘은 화려한 교회 한가운데에 처음 시작점이었던 작은 성모상과 십자가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고 보면 공간이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2층에서 만난 예수 탄생 장면
크리스마스 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2층 회랑을 둘러보다가 예상하지 못했던 공간을 만났습니다.
예수 탄생 장면을 중심으로 베들레헴의 풍경을 크게 재현한 크리페 디오라마(Krippen-Diorama)입니다.
마리아와 요셉, 아기 예수, 목자, 동방박사와 동물들이 작은 조형물 수준이 아니라 하나의 큰 장면처럼 구성돼 있습니다.
처음에는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남아 있는 전시인가 생각했는데, 공식 관광 안내에 따르면 이 크리페는 고제단 뒤에 연중 상설 전시되는 작품입니다.
성당 자체도 아름답지만 아이들과 유럽 성당을 방문한다면 이런 장면은 종교 건축을 조금 더 쉽게 바라볼 수 있는 요소가 될 것 같습니다.
순례 전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1773년 예수회가 해산되고 1803년 세속화가 진행되면서 Schönenberg 순례도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한때 철거 대상에까지 올랐지만, 1819년 뷔르템베르크의 왕비 카타리나 파블로브나(Katharina Pawlowna)의 관여로 철거 목록에서 빠졌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1919년부터는 구속주회(Redemptorists)가 이곳의 순례와 사목을 맡아 왔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뒤에는 고향을 떠나온 독일인들의 대규모 순례 장소가 되기도 했습니다. 1950년에는 약 2만 명이 참여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이곳은 단순히 오래된 건물이 아니라 실제 사람들이 계속 찾아온 순례지였습니다.
1945년 전쟁 막바지 엘방겐이 파괴될 위기에 놓였을 때 시민들이 이곳의 성모에게 기도했고, 강한 뇌우로 폭격을 피했다는 신앙 전승도 남아 있습니다. 현재도 이를 기억하는 감사 미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료로 들어갈 수 있고
매일 문을 엽니다
이름
Pfarr- und Wallfahrtskirche Schönenberg
Wallfahrtskirche Schönenberg / Schönenbergkirche
주소
Schönenberg 42, 73479 Ellwangen (Jagst), Germany
※ 본당 사무실 주소는 Schönenberg 40
교회 개방시간
매일 07:00~18:00
입장료
무료
미사
평일 07:30
일요일·축일 08:30 / 10:30
일요일 저녁 미사 18:00
문의
+49 7961 919370
주차
교회 바로 앞 주차 가능
Google Ma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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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방겐 시내에서 Schönenberg 언덕까지 이어지는 산책 코스도 있고, 인근 엘방겐 성과 연결되는 약 6km 길이의 Marienweg도 있습니다.
차를 이용하면 교회 앞까지 바로 올라갈 수 있지만, 가능하다면 15개의 로사리오 경당이 이어지는 길을 한 번 걸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아름답다는 말보다
조금 오래 머물고 싶었던 곳
유럽의 오래된 교회를 방문하면 건축이나 미술품에 먼저 눈이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Schönenbergkirche도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1638년의 작은 십자가에서 시작된 이야기를 알고, 언덕을 따라 놓인 15개의 경당을 지나고, 2층에서 조용한 본당을 내려다보고 있으니 단순히 관광지로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저도 이곳에서 잠시 머물며 가족을 위해 기도드렸습니다.
다음에 다시 엘방겐에 올 기회가 있다면 그때는 사진만 찍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곳의 미사에도 한 번 참석해 보고 싶습니다.
언덕 위에서 만난 17세기 바로크 순례교회.
화려한 내부도 아름답지만,
40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순례의 이야기가 더 오래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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