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삼학집 서대회무침 포장 후기|1947년 노포, 갈치구이와 여수막걸리 조합
여수 출장을 자주 다니다 보면 저녁을 혼자 먹어야 하는 날도 꽤 있습니다. 혼자 밥을 먹는 것 자체는 아무렇지 않은데, 이날은 일을 마치고 식당에 앉아 소주까지 한 병 마시는 모습이 괜히 조금 청승맞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궁금했던 삼학집에 들러 서대회무침 1인분과 갈치구이 두 토막을 포장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서대회는 생각보다 양이 넉넉했고, 비린 맛은 전혀 없었습니다. 갈치구이는 사실 출장비 금액을 맞추려고 하나 더 주문한 메뉴였는데, 오히려 이날 가장 놀랐던 음식이었습니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여수막걸리 한 병까지 챙겼습니다. 서대회무침 한입, 갈치구이 한 점에 막걸리를 따라 마시니 조합이 정말 좋았습니다. 이날 저녁은 식당에서 혼자 마시는 소주 대신, 숙소에서 조용히 먹는 여수 한 상이 됐습니다.
상호 · 삼학집
주소 · 전라남도 여수시 이순신광장로 200-3
전화 · 061-662-0261
영업시간 · 09:00~21:00
휴무 · 매주 수요일
대표 메뉴 · 서대회무침, 갈치구이, 갈치조림
포장 · 가능
주차 · 가능
주변 · 여수해양공원, 이순신광장, 낭만포차거리와 도보 이동하기 좋은 위치
1947년부터 이어온 집
그냥 '오래된 맛집'은 아니었습니다
삼학집은 1947년에 문을 연 여수의 오래된 식당입니다. 1대 곽순엽 씨에서 2대 김석주 씨를 거쳐 현재 3대까지 이어져 온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거의 80년에 가까운 시간이 한 메뉴와 함께 이어진 셈입니다. 그 중심에 있는 음식이 바로 서대회무침입니다.
여수에서는 참서대를 회로 무쳐 먹는 방식이 오래전부터 자리 잡았습니다. 서대는 가자미류와 비슷하게 납작한 생선이지만 살이 조금 더 차지고 부드러운 편이라, 회무침으로 먹었을 때 일반적인 초무침과는 다른 식감이 납니다.
삼학집이 오래도록 알려진 이유는 단순히 서대를 쓰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 집은 막걸리 식초를 발효해 만든 초장을 사용해 왔습니다. 예전 여수에서는 서대회를 무칠 때 집에서 만든 막걸리 식초를 쓰는 방식이 흔했고, 삼학집도 이 전통을 이어왔습니다.
막걸리를 가라앉힌 뒤 웃술을 받아 오랜 시간 발효해 식초로 만들고, 여기에 고추장·마늘·생강·조청 등을 더해 서대와 채소를 무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일반 초무침보다 산미가 날카롭지 않고, 새콤하면서도 조금 둥근 맛이 납니다.
서대회무침이 궁금해서
이번에는 이 메뉴를 먼저 골랐습니다
여수에 오면 게장이나 갈치조림, 장어 같은 음식은 비교적 자주 접하게 됩니다. 반면 서대회무침은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생각보다 먹을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서대회무침을 중심으로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처음 보면 새콤한 초무침과 비슷해 보입니다. 그런데 먹어보면 식감이 조금 다릅니다. 생선살이 흐물거리기보다 차지고, 무와 채소 사이에서 씹히는 느낌이 분명합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비린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새콤한 양념이 생선 맛을 완전히 덮는 방식이 아니라, 서대 특유의 담백한 맛을 살려주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1인분이라고 받아왔는데 사진에서 보이듯 양도 꽤 넉넉했습니다. 혼자 먹는다면 서대회무침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한 끼가 되고, 공기밥과 함께 비벼 먹으면 양이 더 많아집니다.
삼학집 서대회무침은 그냥 먹어도 좋지만, 여수에서는 밥에 서대회무침과 김가루, 참기름을 넣어 비벼 먹는 방식이 익숙합니다. 숙소에서 포장해 먹는다면 즉석밥 하나만 있어도 꽤 제대로 된 한 끼가 됩니다.
출장비 맞추려고 주문한 갈치구이
그런데 이게 예상 밖으로 좋았습니다
갈치구이는 솔직히 처음부터 꼭 먹고 싶었던 메뉴는 아니었습니다.
출장비 정산 금액을 맞추려고 메뉴를 하나 더 보다가 두 토막짜리 갈치구이를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숙소에서 포장을 열고 보니 생각보다 갈치가 꽤 두툼했습니다.
한입 먹고 나서는 조금 놀랐습니다. 겉은 노릇하게 구워졌고 안쪽 살은 촉촉했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살집이 있어서 젓가락으로 발라 먹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결국 서대회무침보다 갈치구이를 더 열심히 먹었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쪽쪽 살을 발라 먹었습니다.
이번에는 구이였지만, 다음 여수 출장에서는 이 집 갈치조림도 한번 먹어볼 생각입니다.
여수막걸리까지 한 병
이날 저녁은 이걸로 완성됐습니다
포장한 음식을 숙소에 펼쳐 놓고 여수막걸리 한 병을 같이 마셨습니다.
이 조합이 생각보다 정말 좋았습니다. 서대회무침의 새콤한 맛을 막걸리의 부드러운 단맛이 한번 눌러주고, 갈치구이의 고소한 살에는 막걸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식당에서 혼자 소주를 마셨다면 조금 빨리 먹고 일어났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숙소에서는 천천히 갈치살을 발라 먹고, 서대회도 한 번씩 집어 먹으면서 막걸리를 마실 수 있었습니다.
이날은 여수막걸리까지 같이 산 게 정말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출장 저녁인데도 여행 온 사람처럼 한 상 차려 먹는 기분이 났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
삼학집 메뉴와 가격
| 메뉴 | 가격 |
|---|---|
| 서대회무침 1인분 국내산 | 15,000원 |
| 갈치구이 두 토막 국내산 | 15,000원 |
| 갈치조림 1인분 2인 이상 주문 가능 | 15,000원 |
| 공기밥 | 1,000원 |
| 소주 | 5,000원 |
| 맥주 | 5,000원 |
| 매취순 | 9,000원 |
| 복분자 | 14,000원 |
| 산사춘 | 7,000원 |
| 막걸리 | 4,000원 |
| 음료수 | 2,000원 |
제가 방문했을 때는 대표 식사 메뉴 세 가지가 모두 1인분 15,000원이었습니다. 서대회무침과 갈치구이를 같이 포장하면 30,000원이라 혼자 먹기에는 꽤 푸짐한 구성이 됩니다.
포장은 좋았지만
서대회는 가까운 곳에서 먹는 편이 좋습니다
삼학집은 포장이 가능합니다. 저도 숙소가 바로 가까워서 포장을 선택했습니다.
다만 서대회무침은 익힌 음식이 아니라 생선회와 채소를 양념에 무친 음식입니다. 특히 따뜻한 계절에는 오래 들고 이동하기보다 포장 후 바로 먹을 수 있는 거리에서 이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저처럼 여수해양공원이나 낭만포차거리 근처에 숙소가 있다면, 식당에서 먹기 애매한 날 포장해 가는 것도 꽤 괜찮은 방법입니다.
혼자 출장 온 저녁
이런 한 끼가 생각보다 위로가 됩니다
출장을 자주 다니면 혼자 있는 시간이 익숙해집니다. 외롭다기보다, 일을 마치고 나면 누구와 이야기하지 않고 그냥 조용히 있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이날이 그랬습니다.
숙소에 돌아와 서대회무침을 열고, 예상보다 두툼했던 갈치살을 발라 먹고, 여수막걸리를 한 잔씩 따라 마셨습니다.
대단한 저녁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하루 일을 끝낸 뒤 나를 위해 천천히 먹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꽤 좋았습니다.
출장 중 혼자 먹는 저녁이 꼭 대충 먹는 끼니일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날은 이런 오래된 식당의 음식을 포장해 와서 한 잔 곁들이는 시간이 오히려 더 기억에 남습니다.
NOW ON TIME 한 줄 정리
서대회무침이 궁금해서 찾은 1947년 여수 노포. 서대회는 비리지 않고 양도 넉넉했고, 별 기대 없이 주문한 두툼한 갈치구이가 의외의 한 방이었습니다. 가까운 숙소라면 포장해서 여수막걸리 한 병과 함께 먹는 것도 추천하고 싶은 조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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